내가 전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게 된 건, 남편이 기미돌 오픈채팅 (기혼미혼돌싱이 다 모이는 오픈채팅이지만 99%가 기혼임 ㅋㅋ. 그도 그럴 것이 미혼, 돌싱이 왜 굳이 기혼을 만남? ㅋㅋ)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였다.
남편은 그냥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고 모임에도 나가보았다고 거짓말을 했고, 나는 어렴풋이 아마 외도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진짜 외도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우리 아빠는 단 한 번도 외도를 하신 적이 없었고, 또 내 주변 친구들이 결혼한 후 외도를 겪은 경우가 없어서 나는 외도라는 것이 TV (드라마, 애로 부부 등)에만 나오는 건 줄 알았다…그런데 이게 내 현실이 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하튼 나는 그 이후 여러 방법으로 남편의 흔적을 추적했는데, 처음부터 모든 걸 안 건 아니고,
-> 1) 남편이 나에겐 오픈채팅 끊었다 해놓고 잘만 하고 있었던 것
-> 2) 오픈채팅방에서 공개커플인 것 (이때 진짜 멘붕 왔다)
-> 3) 오픈채팅 정모에 커플로서 같이 다닌 것
-> 4) 상간녀와 매일 아침에 시간 정해놓고 통화하는 거
-> 5) 상간녀와 아침부터 호텔 들락날락거린 거 (출근하기 전에 들렸나 봐 ㅋㅋㅋㅋㅋ)
-> 6) 상간녀 정체 ㅋㅋㅋㅋㅋ 이를 테면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높은 도덕심이 필요한 직업인 것 등등을 순차적으로 알게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처음 오픈채팅 걸렸을 때부터 충분히 증거 수집 후 남편에게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말할 때까지, 남편에게 정말 외도한 것이 아니냐고 거듭 물어봤다.
그때마다 전 남편은 나를 의심병 환자로 몰며, 이렇게 말했다.
“너가 날 이렇게 의심하니까 너 때문에 나 바람피울 거야.”
나는 그때마다 정말 처참한 마음이 들었는데, 나에게 솔직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나를 가스라이팅 했고, 자신의 외도를 나를 통해 정당화라는 그의 인성 때문이었다.
나는 이렇게까지 말했다.
“외도해도 괜찮으니, 내게 사실대로만 말해줘. 그래야 우리가 같이 해결할 수 있어.”
역시나 그는 절대 아니라며, 내게 화를 내기 일쑤였다. 사실 나는 스스로의 과오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말해주길, 그래서 우리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랐다. 내가 먼저 그에게 말하기 전에. 일이 이렇게 커져버리기 전에.
하지만 그는 끝끝내 부인했다.
심지어 내가 알고 있다고 말하자 아니라고 했다. 내가 상간녀 이름 직업, 회사까지 말해도 아니라고 했다. 증거를 하나씩 들이밀 때마다, 딱 증거가 나온 만큼만 인정했다.
결국 호텔 이름까지 들이대자 외도를 인정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들키고 나니 차라리 후련하다.”
그리고 “죽고 싶다.” 고 했고 나는 그런 그를 위로했다. 혹시 자살이라도 할까 봐.
내 전 남편이 외도보다도 잘못한 건, 스스로의 문제를 곪아 터질 때까지 숨기고 부부로서 나와 같이 해결하지 않은 것이다.
스스로도 거부하기 힘든 충동으로 외도를 했던, 재미를 찾아서 즐겼던, 외도가 원래 오래된 습관이었든, 나에게 끝끝내 인정하지 않고 꽁꽁 숨길만큼 외도가 잘못된 행동이자 문제임을 알았던 내 전 남편은, 이를 같이 해결하고 가정을 지키고자 했던 나를 끝까지 기만했고, 의심병 환자로 가스 라이팅 하며 나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나를 저버렸다.
지금도 확실한 것은, 자백까진 아니더라도 내가 물어봤을 때 스스로 인정하고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면 나 역시 그 관계를 이혼으로 마무리하고자 하진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혼을 선택한 것엔, 전 남편이 외도뿐만 아니라 부부로서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 판단도 근거가 되었다.
결혼 생활에 하나밖에 없는 파트너를 기만하고, 본인의 문제를 숨기면서 상대를 등쳐먹는데 (상대는 가정에 충실한 역할을 다하는데 - 이를테면 내가 했던 아기 보여 주기 위해 시댁하고 매일 영상 통화) 본인은 뒤로 바람피우는 것을 난 등쳐먹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파트너를 이용해 먹는 게 무슨 부부인가?
혹시 이혼 고민을 하며, 이 글을 읽는 분들 잘 생각해보자.
외도보다 더 큰 문제는 부부로서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없는 것이다.
2편도 보려면 아래 클릭!! ->
https://20220506.tistory.com/73
'삶 > 나의 이혼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혼 준비는 1) 증거수집 -> 2) 일/ 복직으로 시작하자. (1) | 2022.09.20 |
---|---|
전 남편이 외도보다도 더 잘못한 것2 (1) | 2022.09.20 |
이혼녀가 생각하는 혼인신고 (1) | 2022.09.19 |
이혼 고민 - 언제나 Exit (관두기) 전략이 있다. (0) | 2022.09.13 |
이혼녀의 재혼에 대한 마음 (비우기) (0) | 2022.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