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혼이닷!!!
협의이혼 확인기일 당일 바로 구청가서 이혼신고 때림 ㅋㅋㅋ
- 3개월 내로 신고하면 되지만, 신고 전 한 당사자가 번복할 수 있기에 걍 법원에서 ex 사인받고 바로 구청 고고
드디어 법적으로도 이혼한 상태가 되었다!!!!!
법원에선 그래도 기분 좋아서 입꼬리가 올라가려는데 옆에 ex 있어서 참았고,
왜 그랬지? 구청에선 갑자기 조금 울컥했다.
그런데 ㅋㅋ 확인기일에 여러 커플이 한꺼번에 이혼 확정 되다보니 ㅋㅋㅋ 가족관계 담당 창구 앞 의자에 죄다 이혼신고하러 온 사람들이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아마, 복지제도로 일하시는 것 같은 할아버지 (노인 일자리 창출이 목적인듯)가 나 포함 새로온 사람들에게 왜 왔냐고 물으시며 서류 제대로 작성했는지 확인해주시는데,
사람들이 계속 이혼 신고요 ㅋㅋ 계속 이럼
신고 마치고 나서니 막상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이미 슬픔도, 이혼의 기쁨도 한껏 느꼈어서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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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기념하여 딸과 단둘이 바다여행도 다녀왔다.
그간 혼자 일하고 아이 키우느라, 아이가 만 3.5살이 되도록 바다 한 번 보여주지 못했다. (ㅠㅠ)
한 번은 낮잠에서 갓 깬 딸을 업고 바다를 걸어다녔는데, 딸아이가 그게 좋았는지 떨어지지 않으려 해 계속 계속 업어주었다.
처음엔 괜찮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점점 무거워지고 힘이 들더라.
그 때, 그게 꼭 내 삶의 무게인 것 같았다.
아이는 클수록 더 무거워질테고, 내 삶의 무게도 더 무거워지겠구나.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자신과 내 딸 만큼은 꼭 책임지겠다 다짐했다.
그 어떤 일이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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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어린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떤 것일까?
- 화장실 칸에 같이 들어가, 내기 볼일 볼 때 문을 열며 장난 치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손이 채 문에 닿기도 전에 하지말라며 화를 내는 것
- 택시에서 내려 트렁크에서 짐을 내려야 할 때 아이에게 빨리 인도로 올라가라며 소리지르는 것
- 옷을 갈아입으라 해도 입지 않고 노는 아이에게 빨리 갈아입어, 엄마 좀 도와달라고 하는 것
- 공항에서 캐리어는 내가 끌고, 휴대용 유모차는 아이가 끌게 하는 것
- 이런 저런 요청을 하는 아이에게 잠깐 기다려 엄마 이거 하고 있잖아 이거 끝나고 해줄게 또는 한 번에 하나씩 얘기해 라고 말하는 것
나는 과도하게 예민하고, 아이는 너무 이른 나이부터 많은 것을 감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부모는 아이의 하늘이라는데,
나의 긴장과 불안, 예민함이 아이에게는 먹구름을 만들어왔던 게 아닌지 걱정된다.
그리고,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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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나와 같은 싱글맘/싱글대디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 물론 본업이 될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는 나와 비슷한 선택을 하고 나와 비슷한 길을 가며 삶의 무게에 나처럼 휘청이기도, 눈물 짓기도 하며 사뭇치게 외로운 날들을 지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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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시작한 글인데 딸 얘기 쓰다 울었음 ㅜㅜㅜㅜㅜㅜ
내 인생의 새로운 챕터, 더 의미있게 살아내지!! 내 예쁜 딸이랑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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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힘든 일을 겪었거나 아픈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을 위해 이 글을 남깁니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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