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힘드셨을 분들을 위해 글을 씁니다.
남편 외도를 알게된 후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과 심리 변화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배우자의 외도를 겪으면 너무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내 마음 나도 잘 모르겠…”는 상황에 혼란이 매우 가중되며 더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아래 1~7까지의 감정이 오락가락 뒤범벅되며 정말 혼란스러웠는데 ㅋㅋㅋㅋㅋ
(인생에서 찬찬히 겪어야할 모든 감정을 초고속으로 겪은 듯 ㅋㅋㅋㅋ 그래서 요즘음 웬만한 일에 감정이 없음 ㅋㅋㅋ)
이 모든 걸 겪고나니 그래도 그 모든 혼란이 결국 7. 초연함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었단 걸 알게되었다.
일단 처음 배우자 외도를 알게 되면 1->2->3->4 ->5 의 감정이 무한반복된다. ㅋㅋ
1. 우주최강 역대급 대혼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 최대의 대혼돈 카오스 지구 종말급 혼란.
진짜 미칠 것 같음 ㅋㅋㅋㅋ
나름 삶의 산전수전 겪어봤다 생각했는데,
(어릴 때 아버지 사업 부도, 진짜진짜 이상한 회사 다녀봄, 컨설팅사에서 엄청 빡세게 일해봄 & 우주최강또라이와 일해봄)
그런 거 다 저리 가라 ㅋㅋㅋㅋㅋㅋ였음
그냥 삶의 모든 것이 다 부정당하는 느낌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남편이자 아이 아빠에게 속았단 사실에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음
슬프고 말고를 떠나서 너무 혼란스러워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음.
주변 환경이 무너지니, 나의 정체성까지 흔들림...
나는 누구지???!!!!
내 삶은 뭐지???!!!
2. 슬픔
하.. 그리고 갑자기 엄청난 슬픔이 몰려옴 ㅋㅋㅋㅋㅋ
진짜 인생에서 가장 슬픈 시기였음... ㅎㅎㅎ
그냥 슬픔... 너무 슬픔...
내 머릿속에 나는 지금까지 본 모든 영화, 드라마를 능가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있음
3. 부정
그리고 갑자기 현실을 부정하게 됨 ㅋㅋㅋ
전남편이 상간녀와 그렇게 깊은 사이는 아니었다는 현실부정을 위한 온갖 증거를 찾음 ㅋㅋㅋㅋㅋ
예를 들면 전남편이 상간녀와 함께 있을 때 내가 속상해서 전화해서 우니까 (증거수집 과정이라 전남편은 내가 아는지 몰랐음),
전남편에 집에 바로 오겠다고 했는데...
아 역시 내가 상간녀보다 우위이구나 이런 안도감이 듦 ㅋㅋㅋㅋㅋ
돌이켜보면 ㅋㅋㅋ 말도 안됨 ㅋㅋㅋ
4. 희망
위의 부정에 이어 막연한 희망을 갖게 됨
상대가 결국 나와 가정을 선택할 것이다.
가정을 회복할 수 있다.
나의 마음은 회복될 것이고 행복해질 수 있다. 등등
5. 분노와 배신감
문제는 ㅋㅋㅋㅋㅋ 나의 4. 희망에도 물구하고 상대는 외도를 절대 멈추지 않음
가정에 잘하는 것과 외도는 또 별개임
전남편은 심지어 내가 외도를 알고 있다고 말한 이후에도 유유히 외도를 이어감
여기서 4. 희망이 무너지며 5. 분노와 배신감이 극심하게 밀려옴
사실 상대는 외도를 멈출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음 ㅎㅎㅎ
하지만 나는 상대의 행동을 보았을 땐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내가 믿고 싶었기에 상대를 믿고, 내 믿음에 배신당함...
분노와 배신감이 사그라들면 다시 1. 역대급 혼란이 찾아옴 ㅋㅋㅋ
외도 증거 수집 및 상대와 외도에 대해 대화하면서 1~5가 계속 반복되며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일어남... ㅋㅋㅋ
언제까지?
내가 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까지...
6. 인정/ 받아들임
여기서부터 다른 국면에 접어든다.
여기까지 오는데 사람마다 걸리는 시간도 다름.
하지만 사실 1~5의 무수한 감정들은 6. 인정과 받아들임을 위한 사전 작업과도 같은 거였음.
1~5를 반복하다 보면 인생이 정말 괴로워지는데
너무 괴롭다보니 왜 내가 1~5를 반복하고 있는지 반추하게 되고, ㅎㅎ
결국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고 인정하게 된다.
아.. 결국 고칠 수 없구나..
내가 모르고 결혼했지만, 이 사람은 원래 문제가 있는 사람이구나..
백날 이 사람과 얘기해봐야 소용이 없구나...
결국 내 선택이구나.
이런 모습을 감내하고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할지,
아니면 이혼을 해야 할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은 이런 것들이 있구나..
내 아이에게 미칠 영향은 이런 것이구나..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나는 이렇게 해야겠구나...
6. 인정/ 받아들임 단계에 이른 후에도 위 1~5의 롤러코스터 감정은 종종 찾아온다. 하지만 그 강도/빈도가 점점 줄어듦.
특히 때때로 5. 분노와 배신감이 크게 찾아올 때가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없어진다.
7. 초연
5. 분노와 배신감마저 찾아오지 않는 단계가 바로 7.초연이다. ㅎㅎㅎ
나도 최근 들어야 이렇게 된 것 같다.
물론 완전히 초연했다기 보다는, 이제 아무런 감정도 없는 상태에 근접했다.
그냥 알게 되었다.
원래 인간 쓰레기라는 걸 ㅎㅎㅎ
(외도 뿐 아니라 본인이 유책임에도 협의 이혼 거부, 양육비 안주기 등,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쓰레기가 맞다.)
그래서 이 사람은 원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누가 어떤 짓을 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 범죄자들이 교도소에 가도 교화되지 않고, 출소 후 또 유사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처럼 겉으로만 아닌 척하지 속은 변할 수 없는 사람인 것이다.
법적인 범죄가 아닐 뿐,
본인의 즐거움과 쾌락을 위해 가장 소중한 가족들에게 칼을 휘두르며 가슴을 후벼파는데, 내 기준에서 외도는 범죄나 다름없다.
옛날에 이런 생각을 하면 5. 분노와 배신감이 치밀어 올랐는데,
이젠 ㅋㅋㅋ 그런 감정도 많이 사라졌다.
애초에 쓰레기인데, 그 쓰레기에게 무엇을 바랄까? 하는 마음이다. ㅎㅎ
쓰레기가 쓰레기처럼 구는 게 당연하지 하는 마음이다.
그래도 감사한 건, 1~6의 단계를 거쳐 7. 초연의 단계까지 온 것이다.
지난 10년, 그로 인해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잃었기에... 앞으로의 내 인생은 그로 인해 한 치의 시간과 에너지를 잃고 싶지 않다.
나와 남은 내 인생이 정말 소중하기에, 그에게 단 1톨의 감정과 생각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저와 유사한 상황에 놓이신 분들, 힘드신 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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