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내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원래 애정이 없다가도, 내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 속 애정과 열정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어 안달이 나서 더 열심히 하고 더 잘 할 방법을 찾는 편.
뭐든 그렇다. 그래서 한 번 좋아하게 되면 내가 먼저 그것을 버리거나, 그 구도나 판을 잘 깨지 않는다.
일도 사랑도 친구도. 늘 그랬다. 대상이 뭔가 아니다 싶어도 늘 그랬다. 결국 내가 데미지를 입고 또 입어 지쳐서 떨어져나갈 때까지 놓지 못하는 게 나였다. 왜냐하면 난 내 것을 사랑하고, 그것의 소중함을 알고, 계속지키고 싶으니까.
내게 이혼이란, 살아오면서 제일 사랑하고 지키고 싶었던 것을 처음으로 내 손으로 끊어낸 최초의 사례다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감정 어딘가가 크게 고장난 기분이다.
예전 같았음 슬프고 힘들었을 일에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도 않기도 하고,
갑자기 혼자 있다가 별 이유도 없이 울음이 터지기도 하고,
심지어 나는 솔로 돌싱 특집 보다가 울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 재밌는 걸 보다가 왜 울지 싶겠지만 영수 와이프가 자식들 안 본단 얘기 듣거 진짜 빵터짐 ㅜㅜ ㅋㅋㅋㅋ 나도 사실 지금 전남편이랑 아예 안 보고 살거든 = 내 아기랑 전남편이랑 아예 안 보고 있음 ㅜㅜ) 그래서 예전이라면 새롭게 열정을 가질만한 일들에도 스스로를 워워하기도 하고 열정을 가지려면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래도 원래 타고나길 열정적인 사람이라 나도 모르게 매몰되어 있고, 다시 응 내가? 이렇게 차가워졌다가, 다시 뜨거워지기를 반복 ㅎㅎㅎ
예전보다 좋아진 점은 열정-냉정을 계속 오가다 보니, 예전엔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매몰되어 앞뒤를 못 봤다면, 내 상황과 나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가 잘되어서 보다 전략적으로 내 목표를 추구하고 이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 예전처럼 어떤 영역에서든 100% 열정적으로 몰입할 순 없는 걸까? 하는 의문도 든다. 어떤 면에선 앞뒤 안가리고 불나방처럼 사랑에든 일에든 달려들던 때가 그립기도 하고 ㅎㅎ
열정적인 사람에게 이혼이란?
결론 : 열정을 잃었다. ㅋㅋ 단, 그래서 더 좋은 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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