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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혼 스토리

어쩌다 싱글맘 (1/2)

싱글맘 2022. 5. 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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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왜 이렇게 되었을까?



30대 후반
자녀 1명
별거 중
(남편에게 협의이혼 요청 중이나, 남편은 이혼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음)
경력단절
구직 중



쉴 새 없이 달려온 후 마주한 삶의 결과는 참혹했다.
항상, 이라 말할 순 없지만 전반적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온 나였다.

남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 - 좋은 직장 - 결혼 - 휴직 - 출산 - 육아

내 삶은 그럭저럭 잘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남편을 믿고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육아의 고됨과 행복을 느끼며 지내는 찰나,
남편의 외도를 발견했고, 증거를 수집했고, 이혼을 요구하며 별거를 시작했다.

아이를 혼자 키우고 생계를 꾸려야 하는 남은 삶을 위해, 부랴부랴 취준생이 되어 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연이어 탈락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싱글맘이네?" 하며 피식했으나, 물론 "어쩌다"는 아니었다.


오랜 연애 기간 동안 발견된 남편의 문제점들과, 결혼 직전 알게 된 시댁의 됨됨이를 별생각 없이 스쳐 보낸 것도 나였고,
스스로 돈을 벌지 않고 남편이 주는 생활비를 쓰며, 육아하는 즐거움에 빠져 경력단절을 이어간 것도 나였다.
내 인생에 총체적 난국이 올거라 예상하지 못하고 대비하지 않았던 것도 나였다.

커리어 역시,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일했던 게 아니라,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일해왔다.

내 삶의 운전대를 정작 다른 사람 손에 쥐어주고, 큰 사고 없이 순탄한 인생길을 달리길 바라며 살아온 셈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하지만, 이제라도 내 인생의 운전대를 꽉 쥐려니 얼마나 큰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지 실감 난다.

인생의 운전대를 쥔다는 것은, 스스로가 지닌 고유의 가치를 추구하고 실현하기 위해, 때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과감히 갈 수 있어야 하며, 때로는 스스로가 대다수와 동일한 생각과 욕구를 지닌 보편적인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 모두가 필요하다. 그 두가지 모두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늘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에게는, 후자가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나와 내 아이를 위해 내 삶의 운전대를 쥐고 진정한 나로 사는 것.

요즘 내가 추구하는 고유한 가치와,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계속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나는 "자기 긍정" 보다는 "자기 부정"의 원리로 살아왔는데, 이는 굉장히 모순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으니 남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거야.", 또는 "나는 이런 단점이 있으니 내 성향과 반대되는 방향 (주로 다수가 선택하는 방향) 으로 가서 이를 극복해야 돼." 와 같은 것이었다.

또한, 학창시절, 커리어 설정이나 과외활동을 할 때 zero-base에서 내 스스로에게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묻기 보다는, 남들이 하는 것들 중 멋있어 보이거나 대단해 보이는 것을 따라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물론, 그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을 골라서 따라한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리 만치 쉬운 선택과 자기질문이 나에게는 아직 낯설 수 있는 이유이다. 나는 종종 '나 자신'과 '내 삶'에 대해 풀리지 않는 의문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위기 상황이 오면 혼란은 가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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