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겪었던 힘든 일들을 겪고 계신 분들께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남편의 연달은 외도를 알게된 후...
이혼을 결심하기 까지 수 개월이 걸렸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그 시간 속에 나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혼 후 삶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나는 이혼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별거에 들어갔다.
별거에 들어간 후 이혼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또다시 갈팡질팡하다, 결국 몇 주만에 최종 이혼 결정을 내렸다.
- 원래 뼛속까지 J인 내 성향상, 취업, 아기 어린이집 등 모든 것에 대한 대비를 한 후에 별거를 했을 법도 한데...
그 때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고, 도저히 함께 지낼 수 없었기에 별거부터 시작했다.
나같은 분이 많을텐데, 일단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무조건 삶을 분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미래 준비도 못하고 이혼도 못한다.
막상 이혼 결정은 내렸지만, 정말 막막한 하루하루였다.
당연히 상대는 양육비 등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고, 당시 아기는 갓 돌을 넘겨 어린이집을 가지 않을 때였다.
통장 잔고는 천 만원이 채 되지 않았고, 한 달에 대출금 포함 200~300만원이 나가는 상황에서 내가 몇 달이나 버틸 수 있을까... 이 돈 떨어지면 어떤 주식부터 팔아야 되나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결국 이혼 후 혼자 아기를 키우려면 해결해야 하는 것이 취업과 아기 어린이집이었고, 아기 양육을 병행했기에 실질적으로 활용가능한 시간은 하루 3시간 남짓이었지만 (아기 낮잠시간, 아기 잠든 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미래를 준비했다.
생각보다 취업과 어린이집은 하늘이 도운 것처럼 금방, 잘 해결되었다...
1) 아기 어린이집이 일주일만에 해결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기해)
사실 남편외도 알게된 순간부터 엄마와 친구들이 이혼할 수도 있으니 어린이집 빨리 알아보라고 했는데,
나는 증거수집하느라 제정신이 아니었기에 3개월 정도 알아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정말 이혼을 결심했던 시점엔, 어린이집 알아보는 것을 더 미룰 수 없었다.
일단 국공립은 보통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가정/민간보다는 믿을만 하다 생각해 인근 국공립 어린이집 3~4곳에 전화를 돌렸다. 당연히 다들 안된다고 했고, 해당 시점에 이미 신학기 원아모집이 끝났기에 자리가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전화를 한 어린이집에서 우리집 바로 옆에 새로 생긴 신혼행복타운 2개에 시립 어린이집이 새로 생긴다는 정보를 줬다. 새로 생긴 어린이집이라서 들어가기 쉬울 것이라고 했다. 진짜 대박이었다.
어린이집 정보가 올라오는 사이트에 가서 두 어린이집 이름, 입소 대기 신청 가능 날짜 등을 확인했는데, 2주 후가 입소 대기 신청 가능 날짜였다. 결국 2군데 모두 합격해서, 원장님이 더 좋은 곳으로 입소했다.
더 대박인 것은, 오픈 시점에 입소해서 아기들이 몇 명 없어서 내 아기의 담임 선생님이 거의 1달 동안 내 아기만 돌봐주었다. 그렇게 아기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한 지 2달만에 나는 취업이 되어서 복직하게 되었다.
2) 약 4개월간의 구직 후 연봉/직급 높여서 이직 잘 함
처음 취준할 때 나는 참 자신감이 바닥이었다.
임신/출산으로 2년 정도 휴직을 한 상태였고, 남편의 가스라이팅으로 내가 무능하다고 생각했었다.
또 취준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3시간 정도였기에 절대적인 준비 시간도 많이 부족했다.
서류~면접 계속 보며 여기 저기 떨어지며 이러다간 정말 취업이 안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중에 쥔 돈이 점차 줄어들면서, 버틸 수 없는 지점이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취업이 안될 경우, 편의점/커피숍에서 알바라도 하면서 최저생계비를 벌고, 그걸 하면서 다른 길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두렵지도 않았고,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면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참고로 나는 ㅋㅋㅋ 살면서 편의점/커피숍 알바를 해본 적이 없다. 대학교 땐 과외알바만 해봤다.)
하지만 역시, 취준도 하면 할수록 늘더라...
때로는 우는 아기 한 손에 안고 달래가며 영어 화상 수업 듣고,
이력서 고치는데 아기가 키보드 눌러서 내용 날아가고 ㅎㅎ
힘들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하다보니 면접에서 말도 점점 잘하게 되고, 내 경력에 대한 소개도 잘하게 되고, 실력이 늘더라.. ㅎㅎㅎ
결국, 좋은 회사 3곳에서 오퍼 (기존 연봉 대비 높여서) 받고 연봉/직급 높여서 이직 잘 했다.
내가 단단히 마음을 먹자 단 몇 개월만에 삶의 많은 부분을 스스로의 힘으로 바꿀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내 선택을 믿고 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옳은 선택을 한다면, 하늘도 돕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만약 하늘이 돕지 않았어도 내가 마음을 먹었기에,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갈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취업이 되지 않았다면 난 정말 편의점에라도 가서 일을 했을 것이고, 그 일을 하며 스마트스토어든 블로그든 하며 미래를 준비했을 것이다.
- 국공립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었다면, 가정/민간 어린이집을 찾아 아기를 보냈을 것이고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놓았을 것이다.
별거와 이혼 결심 후 1년 여가 지난 지금,
나는 내 선택에 100% 이상 만족하고 있으며,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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