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돌이켜보면 난 참 자존감이 낮은 상태로 살아왔던 것 같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나를 지배했던 정서는 나 자신에 대한 "싫음"이었다.
내가 원하는 나는 더 잘해야 하고, 잘나야 하고, 예뻐야 하고... 등등
하지만 실제 나는 늘 그에 미치지 못했기에... 나는 나를 별로 좋아해주지 않았다.
- 이런 건 부모님의 양육방식 + 내 특유의 칭찬/인정받고자 하는 강한 마음이 결합되며 형성된 태도였다. 부모님의 성향상 애정이나 친밀함을 자주 표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내가 그들에게 자랑스러울 때 (공부 잘하거나, 반장을 하거나 등)만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그게 좋아서 나 자신의 니즈보다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하고,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한 쪽으로 행동하며 살았다. 그리고 크면서는 부모님의 기준을 사회의 기준으로 대체하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나를 채찍질하며 달려왔다. 이혼을 결심하기 전까지 ㅎㅎㅎ
나는 거의 항상 내가 싫었다.
- 왜 나는 이 정도밖에 못하지? 왜 나는 똑똑하지 않지? 왜 나는 날씬하고 예쁘지 않지? 왜 나는 인정받지 못하지? 왜 나는? 나는? 나는?
그래서 그런 싫은 상태의 나에게 벗어나기 위해 참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진짜 나"의 욕구와 욕망, 생각, 감정을 억누르고 살았다.
"진짜 나"를 들여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진짜 나"란 사람이 상처받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그래서 오랜 기간을 그다지 행복하지 않게 살아왔다.
이혼결심 후 내 삶을 되돌아보며 이런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오랜 세월 구석에 쳐박아둔채 외면했던 “진짜 나”를 좀 잘 돌봐주려고 한다. ”진짜 나“를 (내 아기나 베프에게 하듯)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생각과 감정도 존중해주고, 힘들어하면 토닥토닥 달래도 주고, 잘하면 칭찬도 해주는 것이다. (실제 심리학에서 이야기 하는 기법) 내가 외부의 칭찬과 인정에 항상 목말랐던 이유는 나 스스로에게 이걸 못해줬기 때문인 것 같다.
책에서 보니 많은 사람들이 친구나 주변 사람에게는 따뜻한 말을 자주 해주지만 본인에게는 유독 냉정하고 비판적이라고도 한다. (물론 내로남불인 사람들도 많지만 ㅎㅎ)
내가 요즘 하는 마음가짐 행동/활동들은 이렇다.
우선 근본적으로 지녀야 할 마음가짐은 나 자신을 내가 제일 사랑하는 자식이나 친구라고 생각하고,
아주아주 소중하게 대해주고 사랑해줘야 한다.
1. 나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고, 내 입장을 이해해준다.
우선 내가 봐도 내가 부족하거나, 못났을 때가 있다.
- 나는 해야할 일을 미루기도 하고 쓸데없는 짓을 하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많다.
시간을 허비하다가도, 문득 내가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나를 자꾸 비난하거나 비판하게 된다.
(심리학에서는 '내면비판자'라고 한다.)
그런데 더 웃긴게, 이렇게 나를 비난하고 비판하면 기분이 나빠져서 더 해야 할일을 안하거나 못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내 자식/친구가 이런 상황이라면,
"아니야. 너 계속 일하고 아기 보느라 많이 힘들었잖아. 어떻게 항상 일만할 수 있겠어. 때론 잠깐씩의 휴식도 필요해. 그리고 지금도 늦지 않았어. 너는 지금이라도 해야 할 일을 하도록 선택할 수 있어." 라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줄 것이다. 똑같은 말을 내 자신에게 해주면 된다.
2. 마음이 힘들어도, 절대 루틴을 지킨다.
마음이 힘들 땐 무기력해져서, 자꾸 누워있고 싶고 쓸데없는 짓을 하고 싶어진다.
특히 대다수의 시간을 몸과 마음이 지친상태로 살아가는 싱글맘인 나는... ㅠㅠ 루틴이 깨지는 것이 너무 쉽다.
절대 루틴을 계속 지키기 위해 아예 요일/시간대별 상세한 시간표를 짜놓고 무조건 지키려고 하고 있다.
이젠 몸과 마음이 매우 지친 상태에서도 정해놓은 시간/장소에서 계속 루틴을 이어가려고 한다.
물론 아직 완벽하게 성공하진 않지만 그래도 점점 심리적인 상태와 관계없이 해야 할 일들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마음이 힘들다고 해야할 일을 Skip하면, 해야 할 일이 눈덩이 만큼 불어나 결국 나중에 더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마음이 힘들어서 설거지와 집청소를 안함 -> 그 다음날 2배로 해야 함-> 그 다음날 하루종일 집 더럽고, 컨디션 난조 -> 몸이 힘들어짐 -> 마음이 더 힘들어짐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결국 아무리 마음이 힘들어도 지금 할 것을 하는 게 결국 더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이다.
또, 매일 매일 내 목표와 align된 루틴을 실행하며, 작은 task 들을 완료하면 성취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올라간다.
피곤한 몸과 마음을 이겨내고 달성한 사소한 task를 완수한 내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3. 내가 내 마음 (감정, 생각)과 행동을 선택하고, 내 인생 전체도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이라는 책을 읽고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배운 것이었다.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듯, 그건 1차적으로 생긴 일이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거기에 상처를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 다 내 선택이다.
예전의 나에게는 안좋은 일을 곰씹으며 자꾸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고, 어떨 땐 안 좋은 생각들에서 벗어나지도 못했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부정적 감정이 올라올 때면, 나는 잠깐 빠져들다가도,
"내가 선택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하며 그 생각을 멈춘다.
게으름을 피우다 "망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내가 선택할 수 있어." 라며 다시 해야 할 일에 집중한다.
내 마음가짐에 따라 내 마음 (감정, 생각)과 행동을 선택하고 내 인생까지도 선택할 수 있다.
나에게는 그런 힘이 있고, 나 자산과 내 삶에 대한 통제력이 있다.
4. 남(자식 포함)보다도 나를 먼저 챙긴다.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이다.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VIP는 나 자신이다.
나와 같은 싱글맘은 자식과 부모 등등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미안해질 수 있고 위축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살거나, 다른 사람만을 챙기면 안된다.
예를 들어, 주말에 나는 체력적으로 굉장히 지쳐있다. 그래서 2주에 1번 정도 아이와 외출을 한다. (수족관, 박물관 등)
내 체력에, 그리고 집안일도 해야하기에 매주 나가는 것은 무리이다.
아이가 많이 커서 주말마다 놀러가고 싶어 한다.
아기를 위해서라면 매주 가는게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힘들어지기 때문에 나는 가지 않고 집에서 놀거나 주변 산책을 하는 정도로 하루를 보낸다.
이처럼 나와 주변사람의 행복이 상충할 때,
내가 주변사람을 위해서도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어찌보면 남들에겐 당연한 것 같은 1~4번 이야기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참 어렵다.
하지만 마음가짐도 연습하면 습관이 된다.
최근 습관과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는데,
마음가짐, 상황에 대한 반응/감정, 생각, 행동 모두 습관에 의한 것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 긍정적인 마음가짐,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습관화하고 있고, 실제 내 행복과 삶에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이혼이 별 거 아니라곤 하지만, 우리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자존감에 알게 모르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가 힘들어지지 않게 나부터 잘 돌보자 :-)
모든 돌싱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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