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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나의 이혼 스토리

정말 아닌 건 알지만 이혼을 못 하겠을 때…

싱글맘 2022. 10. 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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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별거, 여행 등으로 물리적으로 삶을 분리해야 한다.

나 또한 이런 시기가 있었기에 이 마음이 참 공감이 간다.

상대가 정말 아닌 걸 아는 것과 이혼 결심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아직 남아 있는 사랑하는 마음, 혹시 상대가 달라지진 않을까 하는 희망, 가정을 지키고 싶은 마음,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과 심리적 타격 등으로 이혼을 결심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나도 머리로는 아닌 거 알면서도, 상대가 절대 달라질 리 없는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이혼을 결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새로운 증거가 나올 때마다 “이건 아니야, 정말 아니야, 이혼해야 해.”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도돌이표처럼 “다시 아니야, 이혼이 아니더라도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라며 돌아오곤 했다.


결혼이 원래 그런 것이다.


우리에겐 분명 이혼이란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이 마치 먼 나라 얘기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 한 번 결혼했으니 아무리 아니라도 버텨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상대가 아무리 외도를 수차례 해도 내가 아직 상대에게 사랑하는 감정이 있다고 느끼는 것..

정말 아니다 싶다가도 포기하기가 너무 어려운 것.


이런 분들께는 꼭 별거를 권하고 싶다.


사람 마음이란 게 아무리 아니더라도 또 얼굴 맞대고 살면 살아진다. 또 희한하게, 우리의 뇌는 아닌 건 알지만 함께 살고 있는 이 힘든 상황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혼 하지 않아도 괜찮아- 라는 거짓 신호를 보내며, 이혼할 수 없는 이유를 수 천 가지 만들어준다.

나도 그랬다… 사람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근거를 자동적으로 찾아내며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엄마가 정말 현명하셨던 게 나의 이런 상황을 알고 별거를 권하셨고 나도 내 마음 속이 너무 복잡해서 일단 혼자 생각을 좀 해보고 싶어 그 말대로 했다.

그러자 며칠 후에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게 마음이 너무 편했고, 일주일이 지나자 같이 살 때 무의식적으로 합리화하던 부분이 사라지며 내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 사이에 계속 오락가락했지만 별거 한 달 후에는 확실하게 이혼 결심을 내릴 수 있었다.

별거를 시작한 후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객관성과 냉정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현실적인 이유로 별거가 어려우신 분들에겐 일주일이라도, 그것도 어렵다면 하루 이틀이라고 여행, 친정이나 친구집 가기 등으로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볼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인간의 뇌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맞다는 결론을 쉽게 내리기에, 물리적으로 떨어지는 것 만으로도 이혼을 결심하는 게 생각보다 쉬워질 수 있다.


정답은 간단하다.

아닌 건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옳은 결론을 내릴 수 있고, 그 결론을 실행할 내면의 강인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이 제가 겪었던 힘든 일들을 겪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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