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컨설팅사 출신으로, 전략컨설팅 출신 임원들과 일하다 보면 단어 하나 하나를 세심히 고민할 때가 많다.
(오늘 전사에 보내는 이메일 5-6개를 1시간 30분 동안 리뷰함, 그런데 첫 리뷰가 아니라 거의 파이널 버전에 대한 최종 리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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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짜리 ppt 보고서에 들어가는 10줄 정도의 워딩을 시간 동안 리뷰하며 고침 (물론 영어))
리뷰의 주 초점은 결국 숫자와 워딩인데,
숫자의 정확함과 틀리지 않음은 기본이고, 그 이후에 보고서의 퀄리티를 결정하는 건 워딩이며, 정말 아 다르고 어 다른게 말이고 글이기에 워딩에 손이 많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꼭 컨설팅 출신들 뿐만이 아니라 어느 회사든 리더십으로 갈수록 워딩에 신경쓴다는 것이다.
예전에 규모 있는 상장 바이오텍 대표에게 PT 면접을 본 적 있는데 대표가 워딩에 대해 여러 번 언급, 이렇게 고치면 좋겠다고 말해준 적이 있는데 딱 오늘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그 대표는 컨설팅 출신도 아닐뿐더러 R&D 출신이자 박사였는데도 워딩, 어감에 굉장히 sensitive 했다.
팀 전체가 모여서 밤새 보고서 워딩 다듬고 고치며, 어차피 같은 말인데 뭘 그렇게까지 고민하냐는 생각을 나도 예전엔 한 적이 많았지만..
원하는 개념을 보다 정확히 짚어내고 (pinpoint)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능력이다. (그게 안되면 정확한 상황 파악, 전략 수립도, 실행도 할 수 없기에…)
위로 올라갈 수록 무슨 일이든 두루뭉실하게 하면 안되고 구체적이고 명확하고 pinpoint해서 해야하는데 그 시작이 언어로 그걸 정확하게 define하는 것이다. 사고력은 언어 능력을 능가하지 못한다. 언어 능력이 있는 만큼까지만 사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sensitive 한 사고력을 지닌 사람들이 임원들, CEO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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