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억압과 절제 사이
아주 어릴 때 좋아하던 뮤지션 노래를 듣다가,
- 뮤지션 이름이 기억 안나서 찾아내기 위해 갖은 생쇼를 하다가, ㅎㅎ 며칠을 집착하며 생각하다 보니 노래 이름 두개가 생각났고 미친듯한 검색과 시간 투입으로 결국 찾아냈다. ㅎ
유투브로 공연 동영상까지 찾아 보다가 한 명의 디제이와 싱어가 자유롭게 춤추며 (물론 둘이 엄청 연습하고 맞춘 기획이만) 공연하는 거 보면서,
하.. 저게 내가 늘 갈망하던 삶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항상 자유를 꿈꿨는데,
그 자유란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막 사는 것이었다.
히피같은 삶
노래하고 싶으면 노래하고 춤추고 싶으면 춤추고 사랑에 빠지고 싶으면 사랑에 빠지고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생각없이 단순하고 동물적으로 살고 싶었다.
아무런 책임도 의무도 없이 떠돌면서 사는 방랑자의 삶.
그런데 웃긴건 역설적으로 단 한 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내면에는 엄청 프리한 뭔가가 꿈틀거렸지만 단 한 번도 어떠한 선을 넘어서 그걸 실현해본 적이 없었다. 그게 나였다.
나는 세상과 삶과 나를 잘 몰랐기에 내면의 욕망대로 프리하게 살지도 못했고, 내 삶은 온전히 쥐지도 못했다. 내게 세상은 늘 알쏭달쏭한 곳이었기에 참 많이 부딪치고 깨지고를 반복했다. 늘 세상이 어떤 곳인지 파악할 수가 없어서 나는 내가 뿌리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래서 어디에도 정착/ 적응하기 어렵단 생각을 했고, 언제든 가방 하나에 짐싸서 사라질 수 있었다. 내가 열심히 한다는 건,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더 열심히 했던 건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
.
.
역사나 나다운 해법으로 이번에도 자유보다는 절제를, 도망보다는 노력을 택했다. 예전만큼 흐르는 것과 방랑에 끌리지 않는 걸 보니 이번에는 나와 삶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이 조금은 생길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에 예약으로 올리는 글을 오늘은 밤에 올려본다.